응답하라~ 시리즈 탓에 고유명사가 되어버린것 같은 기분이구만.
14년전인 2002년.. 월드컵으로 기억되는 그 즈음이 내게는 "청춘(靑春) =한창 젊고 건강한 나이"였지 싶다.
생각해보면 그닥 어린 나이는 아니었음에도 어쨋든 그 청춘으로 기억되는 시점은 확실하다. 지금의 삼포세대만큼이나 취직에 목말라있고, 하던거 다 접고, 막막했던 미래에.. 복잡하고 착찹한 마음 둘 곳없어.. 헤매이던, 하루하루 답답하기만 한 현실이었음에도.. 지금의 내 기억엔 참 즐겁고 재미난 하루하루였지 싶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었던 때문이리라~ 그리고 월드컵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거릴때였는지도...
요근래.. 그 즈음을 기억할만한 일들이 많은 탓에 서툴기만 했던 그때가 추억으로 느껴지니.. 나이들었나 보다.
인생의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서 그당시에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골라서 왔노라 자부하지만.. 역시나 그 선택이 맞은걸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찌 변해있을까?하는 부질없는 상상은 나이를 먹나 안먹나 여전히 나만의 고민이다.
딱히 달라질 것도,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십수년 정신없이 보내면서.. 오늘 오랜만에 노피노피 게시글을 읽어보니 그 사이 참 많이도 쏘댕기고 다녔더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여행이 답답한 현실의 도피처이자 하루하루 살아가는 마약처럼.. 맹목적인 쏘댕김으로
계획하면서 즐겁고, 다니면서 즐겁고, 다녀와서 추억하며 즐거웠다고 하면 이건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삶의 목표이었지 않았나?
이 강력한 마약이 어느날인가 약발이 다 떨어져버린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엄습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정신 못차리고... 여전히 여행이 고픈가보다.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 ̄ㆀ)┓=33